어린 시절 누구나 반짝이던 시절 나는 큰 꿈을 가졌다. 20대에는 뭘 하고 30대에는 뭘 하고...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졌던 꿈을 21살이 된 지금 나는 얼마나 이루었을까.
나는 자퇴를 했다. 여러 이유에서였다.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리기도 했고 후회할만한 선택을 해왔다. 그리고 지금 나는 그것을 책임지며 살아가고 있다. 후회하지 않으려 했다. 내가 저지른 일이고 어렸고 앞으로 잘 헤쳐나가면 된다고 생각했고,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였다. 매사에 성실하게, 당장 내 앞에 놓여진 일들 하나하나씩 해결해나가면서 살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이런 새벽에 혼자 내 인생을 돌아볼 떄면 많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.
내가 과연 그때 자퇴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? 조금 힘들더라도 버텼으면 어떻게 되었을까? 안 좋은 선택을 내리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?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, 내가 내렸던 선택들이 하나하나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 낸 것이기에 전부 내 탓 같다.
내 탓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. 하지만 나는 그러한 선택을 했던 나를 보듬어 안으려 노력했다. 그때의 나도 참 힘들었고, 말 못할 어려움에 처해 있었으니 열여덟의 나에게 괜찮다고 말하곤 했다.
괜찮아 , 많이 힘들었지? 이제는 그만 힘들어해, 이 일은 지금의 내가 책임질게
이렇게라도 말해야 살 것 같다. 나는 아직 열여덟에서 벗어나지 못했고, 나이만 먹어갈 뿐 그 안에 갇혀 있다.
이젠 스물 한 살로 살아야 한다. 그때의 아픔에서 벗어나야 한다. 이루지 못한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, 이룰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이뤄내야 한다. 더이상 힘든 것은 없다. 나를 힘들게 하던 요인들은 성인이 된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. 그렇지만 나는 아직 열여덟인가보다. 가끔씩 힘들어하던 기억이 담긴 꿈을 꾼다. 아직도 불안함은 나를 괴롭힌다.
스물 한 살로 살자. 날 괴롭힐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.
그리고 그냥 그때 내 곁에 남아주었던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.
4월 26일부터 12월 24일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믿고 내 옆에 남아주었던 내 전 애인에게
그리고 내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아주었던 내 친구에게
그리고 나를 믿어준 엄마, 할머니 할아버지에게
나를 포기하지 않아준 우리 학교 몇몇 선생님들께
나를 편견 없이 바라봐주신 학교 목사님
유일하게 연락하는 91병동 친구
등등
사실 내 옆에 남아주었던 사람들은 꽤나 많았다.
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준 사람은 많았다
지금 연락하지 않는 분이라도, 그리고 닿지 않을 말이라도
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 .
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무엇인가는 해내야 할 것이다.
언젠가 내가 이렇게 컸다고, 내가 이렇게 자랐다고. 내가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니깐.
하고 있는 일에 몰두하자. 잡생각을 버리자 .
이제는 스물 한 살로 살자. 시계를 돌리자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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